뉴욕에서의 결혼식은 꿈꾸는 만큼 신나지만, 예산 세우기는 머리가 아프다. 오늘은 뉴욕에서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예산을 어떻게 세워야하는지 이야기해보겠다. 내가 결혼준비를 위해 쓰고 있는 Notion Template도 공유해보도록 하겠다.
전체 예산 설정하기
우선, 결혼식 전체 예산을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 신랑신부가 결혼식에 쓸 수 있는 금액을 먼저 정하고, 그에 맞춰 계획을 세워야한다. 결혼식은 보통 여러 항목으로 나뉘니까, 가족의 지원금, 저축, 그리고 자신들이 예상하는 비용 등을 조합해서 이 정도를 써야겠다! 하고 정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결혼식에 $30,000을 쓸 계획이라면, 이 금액을 어떤 항목에 얼마나 나눌지 미리 생각해보는 거다. 나 같은 경우는 신랑과 우선순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결혼식에 과감히 투자를 할 것인지 아니면 신혼여행이나 가전가구, 혹은 미래를 위해 더 저축을 할 것인지 등. 이야기를 나눠 본 결과 결혼식은 최대한 간소하게 하고 신혼여행 등에 더 투자를 하기로 했다. 물론 둘 다 모아둔 돈이 별로 없기도 하다…
필수 항목 정리하기
다음은 결혼식에 필요한 기본 항목들을 정리해보는 것이다. 미국 결혼식은 한국과는 조금 항목이 다르기에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에게 물어봐서 대략적인 항목을 세웠다. 물론 플래너가 있다면 다 알려주지않을까.. 생각해본다.
장소
먼저는 장소에 얼마를 쓸지 조사를 하고 정하는게 중요하다. 내가 어떤 장소를 선호하느냐에 따라 식비와 테이블 등 모든 것이 포함이 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많은 부분 정말 ‘장소’만 제공되기도 한다. 케이터링주터 인터넷, 조명, 음향 모든 것을 본인이 알아보고 셋업해줄 업체를 구해야하는 경우도 있으니 잘 알아보고 나의 시간적 비용적 정신적 여유에 따라 선택하길 바란다. 나는 무조건 최대한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를 선택하기로 했고 결혼식 자체에 들어가는 비용, 즉 장소대관료와 식비는 25,000불을 넘지않기로 결정했다. 여기서 예산을 세울 때 고려해야하는 점은 많은 경우 기본비용에 3%에서 많으면 20%까지의 Administrative fee와 기본20%의 Gratuity가 붙기 때문에 예산을 세울 때는 이런 부분도 고려하기를 바란다.
음식
음식도 큰 비용을 차지하는 항목이다. 우리같은 경우는 케이터링 서비스도 포함되어있는 풀서비스 베뉴나 식당을 고르기로 했지만 케이터링 업체를 따로 계약해야하는 장소들이 많기에 이런 것들을 잘 고려하고 결정하길 바란다. 케이터링 업체를 선택할 때는 시식도 해보고, 예산에 맞는 메뉴를 찾는 게 중요하다. 보통 인원 수에 따라 책정하고 주류를 무제한 제공하는 Open Bar를 추가할지, 칵테일 아워 때 핑거푸드를 추가할지 등등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드레스와 턱시도
드레스는 결혼식에 정말 중요한 만큼,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다. 미국은 한국과 달리 대여서비스가 잘 되어있지않고 대부분 드레스를 사는 편이다. 아무래도 미국은 바디타입이 다양하기에 몸에 꼭 맞아야하는 드레스는 대여가 어렵기 때문에 구매를 하는 편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David’s Bridal같은 1000불 미만의 상대적으로 저렴한 드레스샵부터 1000-3000불의 Jenny Yoo, Anthropologie Bridal Line, 3000불 이상의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 등 가격대가 다양하다. 그리고 내가 Bridesmaids나 groomsman을 하느냐의 여부에 따라서도 예산이 달라질 수 있다.
나는 기껏해야 2-3시간 입을 드레스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싶지않았고… 집에 드레스를 보관할 공간도 많이 있지않을 뿐더러 스몰웨딩인 뉴욕 결혼식의 특성 상 엄청 화려하고 풍성한 공주님 드레스는 오히려 언발란스하다는 판단을 내려 드레스에 큰 비용을 투자하지않고 심플하게 가자! 라는 결정을 하게 되었다. 물론 평생의 한번인데… 라는 생각을 완전히 떨쳐버리긴 어려웠다. 공주님 드레스… 나도 입고 싶어 🥹
사진작가
소중한 순간을 담아줄 사진작가 또한 예산 항목 중 하나이다.
뉴욕에는 결혼 본식 사진을 찍어주는 한국업체가 몇군데 있는데 문의를 해봤을 때 Half day 기준 사진작가가 3000불 정도, 비디오그래퍼가 2500 정도로 적지않은 비용이었다. 한국 업체에서 꼭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면 폭 넓게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리 같은 경우는 굳이 한국작가를 고집할 필요없이
1. 감성이 맘에 들고
2. 원본 비디오와 사진을 받을 수 있고
3. 적당한 가격을
가진 업체를 찾았는데, 친구의 본식을 담당한 스튜디오가 세가지 조건을 충족해서 큰 다른 고민없이 계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웨딩 꽃과 장식
꽃과 장식도 선택의 폭이 넓다. 셀프로 하면 정말 많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플로리스트를 쓰면 적게는 $2,000 - $5,000 많게는 정말 무한대로 쓸 수 있다…
나는 세레모니 때 사용할 웨딩아치, 테이블 장식 정도를 요청할 생각이고 예산은 $4000로 설정했다.
음악, 사운드시스템, DJ
- 평균 비용: $1,500 - $4,000
장소에 따라 사운드시스템을 직접 설치해야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보통 댄스파티를 하는 미국 결혼식의 문화 상 DJ를 고용하기도 한다. 우리는 댄스파티는 하지않기에 DJ는 필요가 없었고 스피커 및 마이크는 필요하면 교회에 요청해서 빌리기로 했다.
인쇄물, 청첩장 등
디자인과 인쇄 방식에 따라 차이가 크고, DIY를 고려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로컬업체를 사용하거나 Shutterfly, Canva 등 요즘엔 서비스가 잘 되어있고 무료 템플렛도 많기에 직접 DIY하기도 어렵지않다.
초대장 뿐만 아니라 메뉴, 식순서, 시팅차트 (Seating Chart), 이름표 등 인쇄해야할 것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예산을 측정해야한다. 물론, 인쇄까지도 다 직접한다면 비용을 많이 절감할 수 있겠다.
웨딩 케이크
- 평균비용: $200 - $1,000
디자인과 맛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고, 크기에 따라서도 가격이 다르다. 그냥 퍼포먼스용으로 작은 케이크를 할지, 모두가 먹을 수 있는 큰 케이크를 준비할지에 따라 가격이 달라져서 본인의 필요에 맞게 예산을 측정하면 되겠다. 참고로 뭐든 “웨딩” 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더 비싸지기에… 우리는 한국 빵집에서 아무 장식이 없이 아이싱만 되어있는 케이크를 주문해서 꽃으로 장식해서 비용을 아끼기로 했다.
우선순위 정하기
결국 예산을 정할 때 생각해보게 되는 것은 내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 이다. 예를 들어 내가 정말 꿈꾸는 드레스가 있고 절대 타협은 없다! 라면 드레스에 투자하고 다른 곳의 비용을 줄여야하는 것이다. 나같은 경우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대접할 음식이 맛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장소에 가장 많은 비용을 투자했다. 드레스와 나머지는 과감히 줄였다.
결혼식 비용 절감 방법
비수기 결혼식
첫번째는 비수기를 이용하는 것! 보통 11월부터 3월까지는 비수기로 성수기인 4월부터 10월보다 대관료나 케이터링 비용이 더 저렴하다. 비교적 맘에 드는 베뉴나 업체와의 계약이 조금 더 수월한 것도 장점이겠다.
DIY 하기
장식을 직접 만들거나, 친구나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비용을 줄이는 좋은 방법일 수 있겠다. 사실 손재주가 좋은 편이 아니라면 그게 꽤나 티가 나기 때문에 내가 손재주가 별로 없고 시간이 별로 없다면 비추천한다. 청첩장같은건 사실 요즘 너무 셀프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많기에 거기서 비용을 절감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나는 Canva를 이용해서 청첩장을 만들었고 테이블 시팅차트나 순서지 등 직접 만들 수 있는 것들은 직접 만들어 프린트하기로 했다. 꽃을 DIY할까도 살짝 고민했지만... 너무 피곤하고 정신없을 것 같아서 업체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뉴욕에서의 결혼준비는 복잡할 수 있지만, 제대로 예산을 세우고 계획을 잘 세우면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겠다. 평생의 정말 중요한 이벤트! 스트레스 받지않고 즐기며 준비할 수 있기를 나와 같은 예비신부들에게 응원을 전한다!
아래는 내가 미국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쓰는 Notion Template 노션 템플렛이다.
영어로 되어있긴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해야할 일을 한번에 볼 수 있고 트랙할 수 있어서 정말 유용하게 쓰고 있다. 예산을 세울 수 있는 간단한 표도 있어서 나는 그걸로 항목을 세분화하고 예산을 세워서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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