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친구와 교제 무려 4년... 급작스럽게 한국으로 떠났던 남자친구가 다시 뉴욕으로 돌아오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결혼준비를 시작했다. "결혼하자!" 라는 말은 나왔지만 '뉴욕에서 결혼식을 한다' 를 제외하고는 하나도 결정된게 없었다. 특히 미국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스스로 계획하고 진행시켜야하기에 결혼식 준비는 설레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담스럽고 막막했다.
그래서 나의 이 결혼식을 위한 여정이 누군가에게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이 여정을 블로그에 기록해보기로 했다. 오늘 이 포스팅에서는 뉴욕에서 결혼식을 준비할 때 필요한 큼지막한 과정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1. 결혼 예산 설정하기
결혼 준비의 첫 번째 단계는 예산을 설정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뉴욕에서의 결혼식은 예산 범위가 정말 다양할 수 있는데, 결혼식장 Venue, 케이터링, 장식, 꽃 등 모든 요소가 결혼식 비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먼저 결혼식에 얼마를 쓸지 결정한 후, 세부 항목별로 예산을 나누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찾아보니 뉴욕의 평균 결혼식 비용은 약 $60,000 to $100,000 이라고 한다... 사실 결혼식 규모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이겠지만 우리 같은 경우는 하객 수 100명 내외의 스몰웨딩을 하고 싶었고, 결혼식보다는 신혼여행이나 집에 더 투자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결혼식 자체에 들어가는 비용은 $30,000 이내로 끝내고 싶었다. 물론 한국에서 오시는 손님들을 위한 숙소는 제외하고. 하지만 실제로 상세 예산안을 작성해봐야 정확히 현실적인 예산이 어느정도인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2. 결혼 날짜 정하기
뉴욕에서 결혼식을 하기로 결정한 후에는 가장 최선의 날짜를 정해야했다. 미국은 보통 4월 혹은 5월부터 10월까지가 성수기 Peak Season 으로 비용이 가장 많이 들기 때문에 우리는 비수기에 날짜를 잡되 너무 추운 12월 말부터 3월 초는 피하자! 라고 결정했다. 결혼을 결정한 후에는 원래 11월이 목표였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미뤄지고 미뤄지다 결국 결정한 날짜는 2025년 3월 말! 사실 3월 말의 뉴욕날씨는 복불복이다. 따뜻할 수도 아니면 정말 추울 수도 있다... 하지만 실내에서 결혼식을 할 계획이기에 그냥 진행하기로 했다.
미국에서 결혼을 준비할 때 인기있는 베뉴들은 최소 1년 전에는 예약을 해야한다고 한다. 보통 그래서 약혼 후 1년 정도 텀을 두고 계획과 준비를 하는게 일반적인데 우리는 딱히 1년을 기다리고 싶지않았고 준비할 시간이 길면 선택지가 많아지고, 선택지가 많아지면 오히려 피로감을 느낄거라고 생각했기에, "그냥 빨리 해치우자!" 라는 마음으로 6개월 후로 날짜를 잡았다.
3. 결혼식 장소 정하기
미국에서는 일반적으로 Event Venue, 야외공원, 식당 대관 등 여러가지 장소에서 결혼식을 한다.
장소에 따라서 케이터링과 테이블, 의자 등 풀서비스를 하는 곳도 있고 정말 그냥 장소만 제공해 다른 것들은 다른 업체에서 구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이럴 경우 코디네이트하고 할 일이 너무 많아질 수 있지만 모든 걸 내가 다 고르고 맞출 수 있다는게 장점일 수도 있겠다.
나는 선택장애가 있기때문에 선택지가 많으면 많을 수록 힘들기에… 장소, 테이블, 의자, 음식까지 다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곳으로 정하기로 했다! 선택지는 좁아지지만 오히려 좋아~
3. 웨딩 플래너와의 협업
뉴욕에서 결혼 준비를 할 때, 웨딩 플래너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웨딩 플래너는 지역의 최신 트렌드를 잘 알고 있고, 예산 내에서 결혼식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도와줄 수 있다. 여러가지 Vendor 등 내가 필요한 업체도 빠삭히 알고 있고 문의하는 것도 다 해주는 경우가 많으니 예산은 넉넉한데 시간이 부족한 커플들에게 추천한다. 웨딩플래너도 티어가 있다고 한다. 하나하나 다 개입해서 세심하게 도와주고 소통해주는 플래너도 있고 큰 틀만 짜주고 내가 까먹지않고 제때 제때 할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와만주는 플래너도 있다고…
나는 저예산 소규모 결혼식을 할 것이고 주변에 결혼한 친구들에게 정보들을 얻어서 할 계획이기 때문에 웨딩플래너없이 내 J력(?)을 한껏 발휘해서 준비해보기로 한다.
4. 결혼식 규모와 게스트 리스트 작성하기
미국 결혼식은 결혼식 규모와 초대할 손님 리스트를 미리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소 선택과 예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미리 게스트카운트를 식장에 전달하고 Seating Chart도 만들어 하객들을 지정된 자리에 앉히는게 보편적이라 미리 게스트리스트를 어느정도 만들어 놓는게 도움이 된다. 엄청 큰! 베뉴에서 하는게 아니라면…
나같은 경우에는 일단 내 주변 1)가족 2)가까운 친척 3)가까운 친구들 4)초대해야할 것 같은 사람들 등을 모조리 리스트에 넣었다. 그리고 결혼한 분들이라면 +1 까지 추가해서 다 넣었다. 그리고 그 리스트를 세분화해서 그룹화하고 우선순위를 정했다. (인간관계에 우선순위를 둔다는게 참 자신이 별로인 기분이 들지만 어쩔 수가 없다 ㅠ) 그리고 내가 계약하는 베뉴에 따라 우선순위를 보고 인원수를 맞춰 볼 계획이다.
5. 업체 조사 및 예약
결혼식에 필요한 케이터링, 플로리스트, 사진사 등 다양한 업체들을 미리 조사해두는 것이 좋다. 특히 뉴욕은 경쟁이 치열하므로, 일찍 예약을 진행해야 원하는 퀄리티의 업체를 찾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1년 전에 결혼준비를 시작하는게 보편적이므로 내가 본식까지 시간이 많지않다면 발 빠르게 움직이기를 바란다.
나는 인스타그램과 지인찬스를 활용했다. 주변 결혼한 지인들 혹은 준비하는 지인들에게 업체 정보를 공유받고 시간이 생기면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플로리스트와 포토그래퍼 등을 찾아보고 포트폴리오를 확인했다. 그 후에 각 업체에 문의해서 견적을 알아보면 된다.
미국에서의 결혼 준비는 선택지가 많아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진행하면 신혼부부가 원하는 완벽한 결혼식을 만들 수 있다는게 큰 장점같다. 반대로 모든 걸 선택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것을 즐기지않는 커플이라면 정말 힘들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과정 속에서 신랑 신부가 함께 즐기고 추억을 쌓는게 아닐까…!
이 글이 뉴욕에서 결혼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었기를 바란다. 다음 글에서는 내가 어떻게 예산을 정하고 있는지를 적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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